올해처럼 장마가 길고 비가 잦았던 해에는 과수 농가, 특히 포도 재배 농가의 걱정이 큽니다. 포도는 긴 장마와 이후의 폭염, 그리고 높은 습도에 매우 민감한 작물입니다. 과일이 썩거나 열매가 터지고, 병해가 급격히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마 이후 포도 과원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또 어떤 병해충을 조심해야 하는지 알기 쉽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열매 터짐(열과) 예방이 가장 중요합니다
장마가 끝난 후 갑자기 기온이 오르고 햇빛이 강해지면 포도 알이 물을 너무 많이 흡수하면서 ‘열과’, 즉 열매가 터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관리가 필요합니다.
- 토양 수분 조절: 과도한 수분 변화를 막기 위해 나무 밑에 풀을 재배하거나 필름을 덮어줍니다.
- 포도알 솎기: 알이 너무 많이 달리면 열과 위험이 높아집니다.
- 캠벨얼리는 1송이당 75~80알,
- 샤인머스켓·거봉은 37~39알이 적정합니다.
- 터진 포도는 즉시 제거: 병균이 침입하기 쉬운 상태이기 때문에 빠르게 없애야 병이 퍼지지 않습니다.
🔍 실제 조사 결과, 캠벨얼리 포도에서 송이당 75알에서는 열과율이 7.7%였지만, 90알일 경우 무려 31.3%까지 올라갔습니다. ⇒ 솎기만 잘해도 열매 터짐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2. 고온기 직사광선 피해(일소) 예방법
장마가 끝나면 불볕더위가 따라옵니다. 이때 강한 햇빛에 포도알이 데는 일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수분이 부족할 때는 피해가 더 큽니다.
- 관수 철저히: 나무가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물을 꾸준히 줍니다. 특히 열매 비대기에는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 가지치기 자제: 잎을 너무 많이 자르면 포도가 햇빛에 그대로 노출됩니다. 잎은 햇빛 가리개 역할을 하므로 적당히 남겨야 합니다.
- 차광막 설치: 직사광선을 막기 위해 차광률 17~20% 정도의 차광망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미세살수 장치 활용: 외부 온도가 31도 이상일 경우, 나무 주변에 1시간당 7리터 정도 물을 뿌려 온도를 낮춰줍니다.
- 탄산칼슘 살포: 7~8월에 3~4회 뿌려 일소 피해 예방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3. 토양 물 빠짐 관리 – 뿌리 썩는 걸 막자
지대가 낮거나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과수원은 장마철마다 큰 피해를 입기 쉽습니다. 과도한 수분은 뿌리 부패나 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왕겨, 팽연왕겨, 톱밥 사용: 겨울에 퇴비와 함께 토양에 넣으면 통기성이 좋아져 과습 피해를 줄일 수 있습니다.
- 팽연왕겨는 일반 왕겨를 고온고압으로 가공한 것으로, 수분 흡수력이 좋고 토양 개량 효과도 뛰어납니다.
4. 장마 이후, 주요 병해 주의
▪ 갈색무늬병
- 증상: 잎에 검은 점이 생기고 점점 퍼지며 잎이 떨어집니다.
- 주의 시기: 장마 이후 7~10월
- 방제법: 예방적 살균제 사용, 병든 잎 제거
▪ 노균병
- 증상: 잎 앞면은 투명하게, 뒷면은 흰색 곰팡이. 꽃이나 열매도 떨어질 수 있습니다.
- 주의 시기: 8~9월 집중 발생
- 방제법: 습한 환경 줄이고, 살균제 살포
🌡️ 실제 조사 자료를 보면,
- 갈색무늬병은 캠벨얼리 품종에서 7월 0.1% → 10월 13.3%까지 급증,
- 노균병은 거봉 품종에서 8월 3.2% → 9월 4.7%까지 늘어났습니다.
⇒ 병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미리 방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5. 비 피해 후에는 탄저병과 역병도 조심해야
물이 고였거나, 포도 송이에 물이 직접 닿는 경우 탄저병과 역병이 쉽게 발생합니다.
▪ 탄저병
- 증상: 열매에 움푹 파인 검은 반점이 생기고, 병이 번지면 갈색으로 썩습니다.
- 예방: 병든 열매 제거, 살균제 사용, 특히 봉지 씌우지 않은 농가라면 더욱 주의
▪ 역병
- 증상: 포도알이 갈색으로 물들고 결국 터집니다.
- 원인: 비에 젖은 토양에서 병균이 튀어 포도에 감염됨
6. 포도 고르는 방법도 알아두세요
마지막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좋은 포도를 고르는 팁도 알려드립니다.
- **색이 짙고 하얀 가루(과분)**가 고루 묻어 있는 것이 신선합니다.
- 알이 지나치게 많거나 송이가 크면 안쪽에 덜 익은 알이 많을 수 있으니 피하세요.
- 알이 쉽게 떨어지거나 표면이 쭈글쭈글한 것은 수확한 지 오래된 겁니다.
- 시식이 가능하다면 송이 아래쪽을 먹어보고 신맛이 적당한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장마 이후 고온다습한 날씨는 포도에게는 아주 위험한 환경입니다. 하지만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적절한 토양 관리, 수분 조절, 병해충 방제만 해주면 피해를 줄이고 좋은 포도를 수확할 수 있습니다. 농가에서는 포도 송이당 알 수 조절, 비 온 뒤 빠른 병해 관찰과 제거, 살균제와 차광망을 적절히 활용해 안정적인 수확을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지금이 바로, 포도 관리에 가장 신경 써야 할 시기입니다. 좋은 포도로 가을 수확의 기쁨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