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는 8월 상순부터 하순 사이 꼬투리가 달리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수확기에 접어드는 작물입니다. 이 시기는 고온다습한 여름철과 겹치기 때문에 병해충의 밀도가 급증하고, 방제를 소홀히 하면 단기간에 수확량이 급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년간 참깨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이는 병해충 피해와 생산 불안정성이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참깨는 재배 환경에 민감하며, 특히 토양의 배수 상태, 기온, 강수량, 병해충 밀도 등 외부 요인에 따라 생육이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철저한 예찰과 적기 방제를 통해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다음은 참깨 재배 시 반드시 주의해야 할 대표적인 병해충들과 그 관리 요령입니다.
역병 (Phytophthora rot)
역병은 장마철과 같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며, 배수가 잘 되지 않는 진흙땅에서 자주 발생합니다. 주로 식물체 아랫부분 줄기가 흑갈색으로 변색되고, 이후 전체 식물체가 시들어 죽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비가 내릴 때 물을 따라 병원균이 확산되기 때문에 특히 빠르게 전염되며, 줄기 아랫부분이 잘록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방제를 위해서는 먼저 돌려짓기(윤작)를 실시하여 토양 내 병원균 밀도를 낮춰야 하며, 배수구를 정비해 물 고임을 방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약제 방제로는 메타락실(M) 수화제를 1,000배로 희석하여 장마 전후로 10일 간격으로 최대 3회까지 살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시들음병 (Fusarium wilt)
시들음병은 6월 하순부터 많이 발생하며, 주로 건조하고 배수가 잘 되는 모래땅에서 나타납니다. 새순과 잎 끝에서부터 시들기 시작해 식물체 전체가 점차 말라가며, 줄기 내부가 적갈색으로 변색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7월 하순 이후에는 줄기 절반이 썩는 증상도 관찰됩니다. 외형상 역병과 혼동되기 쉬운데, 줄기를 절단해 물관이 갈색으로 변했다면 시들음병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예방과 방제를 위해서는 돌려짓기를 실시하고, 옥신쿠퍼 수화제를 500배로 희석하여 발병 초기부터 10일 간격으로 수확 30일 전까지 3회 이내로 살포합니다. 병 발생 전부터 예방적으로 방제를 반복하는 것이 확산 방지에 효과적입니다.
잎마름병 (Alternaria leaf spot)
잎마름병은 참깨 생육 후반기인 8월 상순 이후, 꼬투리 성숙기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잎, 줄기, 꼬투리에 불규칙한 갈색 반점이 생기며, 심하면 잎 전체가 말라 떨어지고 수확량이 크게 감소합니다. 줄기에서는 갈색의 점선 형태 병반이 나타납니다. 초기 방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며, 클로로탈로닐 수화제 등 등록 약제를 사용하여 증상 초기에 10일 간격으로 2회 정도 살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특히 병반이 확산되기 전에 방제를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약제 저항성 방지를 위해 서로 다른 작용 기작의 약제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왕담배나방 애벌레
왕담배나방은 참깨 줄기와 꼬투리를 갉아먹어 식물을 쉽게 부러뜨리거나 구멍을 내어 수확량을 감소시키는 해충입니다. 개화기부터 수확기까지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며, 특히 고온기에는 활성이 더욱 강해집니다. 피해 밀도가 높아질 경우 꼬투리 성숙이 저해되고 수확 후 품질도 크게 저하됩니다. 왕담배나방 방제를 위해서는 10포기당 10마리 이상의 애벌레가 발견될 경우 즉시 약제를 살포해야 합니다. 살포는 고온기 한낮을 피하여 오전이나 해가 진 뒤에 시행하는 것이 약해 방지에 도움이 됩니다.
진딧물 (복숭아혹진딧물, 목화진딧물)
진딧물은 참깨 잎과 줄기에 붙어 즙액을 빨아먹으며, 광합성을 방해하고 생육을 저해합니다. 특히 고온건조한 날씨에 밀도가 급증하는 특성이 있어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피해가 감지되면 즉시 참깨에 등록된 살충제를 사용해 방제해야 하며, 다른 작용 기작의 약제를 교차 사용하여 저항성 발현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노린재류 (풀색노린재, 썩덩나무노린재 등)
노린재류는 개화기 이후 꼬투리가 형성되는 시기에 피해를 주며, 꼬투리와 종실을 흡즙하여 수량과 품질을 동시에 떨어뜨립니다. 특히 썩덩나무노린재와 풀색노린재는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으며, 주변 잡초를 통해 유입되기 쉽습니다. 이들은 참깨에 등록된 타 살충제를 이용해 방제할 수 있으며, 발생 초기 꼼꼼한 예찰과 함께 방제 계획을 세워야 효과적입니다. 논둑이나 밭 주변 잡초를 제거해 서식지를 줄이는 것도 병해충 밀도 저감에 도움이 됩니다.
효과적인 참깨 병해충 방제를 위한 팁
- 병해충별 주요 발생 시기를 파악해 사전 예찰 강화
- 동일 약제 반복 사용보다는 작용기작이 다른 약제를 교차 사용
- 배수구 정비 및 윤작을 통해 토양병 예방
- 기상정보를 활용해 적절한 살포 시기 결정
참깨는 다른 작물에 비해 병해충 발생 시 피해 규모가 크고,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초기 예찰과 적기 방제’가 수확량 확보의 핵심 전략입니다. 농가에서는 참깨 생육 단계별로 병해충 발생 가능성을 미리 고려하고, 작황과 날씨에 따라 방제 타이밍을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특히 병이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약제를 살포하는 예방적 방제가 안정적인 참깨 생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참깨의 건강한 수확을 위해 오늘도 예찰을 게을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