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은 국수나 묵을 만드는 데 많이 쓰이는 익숙한 곡식이에요. 메밀에는 혈관 건강에 좋은 루틴, 피로를 풀어주는 비타민 B, 그리고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아미노산이 가득 들어 있어요. 이번 글에서는 혈관 건강을 책임지는 메밀 품종과 특징, 농사 방법에 대해 알려 드려요.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메밀
메밀은 단백질이 많고 맛이 독특하며, 어떤 땅에서도 잘 자라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국수, 부침개, 묵 등 여러 음식에 널리 사용돼요. 메밀은 알맹이뿐만 아니라 잎, 줄기, 꽃, 껍질까지 버릴 게 없어요. 어린잎은 새싹으로, 줄기와 잎은 가축 먹이로, 꽃은 차와 꿀로 활용돼요. 낟알 껍질은 베개 속에 넣으면 가볍고 통풍이 잘돼 여름철에 시원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기르는 메밀은 보통메밀과 쓴메밀로 나뉘어요. 보통메밀은 우리가 흔히 먹는 메밀이에요. 쓴메밀은 가루로 만들면 쓴맛이 나지만 차로 마시면 그렇지 않아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쓴메밀에는 루틴이 보통메밀보다 약 100배나 많다고 해요. 루틴은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낮춰 당뇨병과 고혈압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줘요. 메밀의 새싹은 잎이 커서 루틴이 많이 들어 있어요. 씨를 뿌리고 35~45일이 지나면 루틴 함량이 가장 많아진다고 해요. 메밀은 루틴뿐만 아니라 피로 해소와 염증 완화에 좋은 비타민 B, 세포와 호르몬을 만드는 데 필요한 아미노산, 그리고 마그네슘, 칼륨 같은 몸에 좋은 성분도 풍부해요.
메밀 품종과 특징은?
메밀은 언제 수확하느냐에 따라 여름메밀과 가을메밀로 나뉘어요. 우리나라에서 많이 기르는 품종으로는 여름메밀인 ‘양절메밀’과 ‘양절메밀2호’, 가을메밀인 ‘대산메밀’과 ‘다원’이 있어요. ‘양절메밀’은 봄과 여름에 심을 수 있고, 루틴이 많아요. 1995년부터 농가에서 기르기 시작했어요. 키가 작아서 바람에도 잘 안 쓰러지는 특징이 있어요. ‘양절메밀2호’는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만들어졌어요. ‘대산메밀’은 새싹을 키우는 용도로 좋아요.
메밀을 잘 키우려면?
메밀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요. 지하수가 깊고 부식물이 많은 땅, 산성 토양에서도 비교적 잘 자라지만, 석회가 많거나 습한 땅에서는 잘 크지 못해요. 물이 잘 빠지는 땅이 메밀을 키우기에 좋아요. 메밀을 기를 때는 너무 많은 비료를 주지 않는 게 좋아요. 비옥한 땅에서 비료를 많이 주면 줄기가 너무 자라 쓰러지기 쉬워지고, 수확량도 줄어들어요.
메밀 심는 시기와 방법은?
메밀은 품종과 지역에 따라 심는 시기가 달라요. 여름메밀: 남부 지역은 4월 중순, 중북부 지역은 4월 하순~5월 초에 심어요. 가을메밀: 중북부 지역은 7월 중순, 남부 지역은 8월 초, 제주도는 8월 말~9월 초에 심어요. 심는 시기를 조절하는 이유는 꽃이 피는 시기에 너무 더우면 안 되기 때문이에요. 메밀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지만, 처음에는 잡초를 잘 뽑아줘야 해요. 그래야 잡초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어요. 보통 씨를 뿌린 뒤 15~20일 후에 솎아주는 게 좋아요. 비가 많이 오면 땅이 질어지고 잡초가 많이 생기기 때문에 배수가 잘되도록 도랑을 파거나 이랑을 높게 만들어야 해요.
수확하는 방법은?
메밀은 꽃이 피고 나면 낟알이 천천히 익기 시작해요. 그래서 한 식물에 꽃, 덜 익은 낟알, 다 익은 낟알이 함께 있어요. 너무 일찍 수확하면 낟알이 덜 여물고 수분이 많아 보관하기 어려워요. 낟알이 75~80% 정도 익었을 때 수확하는 게 좋아요. 여름메밀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7월 중순쯤 수확해야 해요. 기계(콤바인)로 수확하거나 낫으로 베어 탈곡한 후 바로 건조해야 해요. 수확이 늦어지면 낟알이 떨어져 손실이 많아질 수 있어요. 껍질을 벗긴 낟알은 10일 정도 건조해야 하고, 기계를 사용할 때는 너무 빠르게 돌리면 낟알이 깨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해요. 건조할 때는 온도가 45℃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게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