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보통 농약과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다고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유기농업에서도 작물의 생장을 돕고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해 친환경 농자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합니다. 다만, 여기서의 핵심은 자연 유래 성분 기반, 잔류 독성이 없고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자재만을 선택해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국내 친환경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농자재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작물 재배 시 실제 사용법과 주의사항까지 종합적으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친환경 농자재란?
친환경 농자재란 화학합성물이 아닌 천연 물질, 미생물, 식물성 원료 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농업용 자재를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는 유기질 비료, 생물농약(천연추출물), 미생물제제, 천적생물 등이 있으며,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지정한 ‘친환경 인증 농자재 목록’에 등록된 제품만 사용해야 합니다.
📌 참고 링크: 농관원 친환경농자재 검색 시스템
1. 유기질 비료 (퇴비, 액비 등)
정의: 동물성·식물성 부산물로 만든 자연 유래 비료
종류
- 가축분 퇴비: 닭분, 돈분, 우분 등 발효 처리된 비료
- 식물성 퇴비: 볏짚, 콩깍지, 톱밥 등으로 만든 퇴비
- 액비: 음식물, 미생물, 어분 등을 발효해 만든 액상 비료
사용법
- 퇴비는 정식 전 2~3주 전 밭에 미리 뿌리고 섞은 뒤 정지
- 액비는 10배 이상 희석 후 관주하거나 엽면시비
- 연간 총 질소 투입량 제한 있음 → 과다시 인증 취소 가능
주의사항
- 발효가 덜 된 퇴비는 작물에 해로울 수 있음
- 고온기엔 냄새 및 병해 유발 우려가 있어 주의
2. 생물농약 (천연추출물 기반)
정의: 식물이나 미생물에서 추출한 유효 성분으로 해충·병원균 억제
대표 제품
- 고삼추출물: 살충 효과 (진딧물, 총채벌레 방제)
- 데리스추출물: 접촉독 및 섭식독 효과
- 마늘·고추·생강 혼합액: 직접 제조도 가능, 넓은 스펙트럼
사용법
- 대부분 100~500배 희석하여 엽면 살포
- 주로 이른 아침이나 해 질 무렵에 살포 → 효과 최대화
주의사항
- 살포 후 비가 오면 효과 감소
- 살포 전 작은 범위에 시험해보고 사용 권장 (작물마다 민감도 다름)
3. 미생물 제제 (BM, EM, 유산균 등)
정의: 토양 및 작물 환경 개선을 위해 사용되는 유익균 제제
주요 종류
- EM(Effective Microorganisms): 광합성균, 유산균, 효모 등
- BM 활성액: 토양 정화 및 병원균 억제
- 유산균·광합성균: 식물 생장 촉진, 냄새 제거, 병해 예방
사용법
- 대부분 10~20배 희석 후 관주 또는 엽면 살포
- 주 1~2회 정기 살포 시 가장 효과적
- 퇴비 발효 촉진, 토양 개량 용도로도 활용 가능
주의사항
- 직사광선 노출 시 효과 저하
- 살아있는 생물이므로 유통기한과 보관 온도 철저히 관리 필요
4. 천적 생물 (해충 방제용)
정의: 해충을 잡아먹거나 기생하는 곤충 등을 방사해 자연 방제
대표 천적
- 무당벌레: 진딧물 방제
- 좀벌류: 총채벌레, 나방류 방제
- 선충류: 뿌리혹병, 선충류 병해 방제
사용법
- 적정 시기·밀도에 맞춰 방사 (초기 발생 시 조기 투입 효과적)
- 온실, 시설재배지에서 효과 극대화
- 사용 전 해충 종류 정확히 파악 필요
주의사항
- 살충제와 병행 사용 금지 (천적도 죽음)
- 온도, 습도 조건 맞지 않으면 생존율 낮음
5. 기타 천연자재 (자급 제작 가능)
자연 농업에서 많이 쓰이는 자재로,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농가도 많습니다.
- 마늘·고추 액비: 살균 살충 효과
- 쌀뜨물 발효액: 유산균 공급, 뿌리 활착 도움
- 계란 껍질, 식초 추출액: 칼슘 공급
- 쑥 발효액: 병해 예방 및 해충 기피 효과
사용법
- 주로 10~20배 희석 후 살포
- 1~2주 발효 후 사용
- 보관 시 냉장 또는 직사광선 차단 필요
친환경 농자재 사용 시 반드시 체크할 3가지
- 친환경 인증 여부 확인
- ‘친환경 농자재 등록번호’ 확인 필수
- 등록되지 않은 자재 사용 시 인증 박탈 가능
- 사용기록 철저히 작성
- 살포일시, 희석비율, 대상 작물 기록 → 인증 심사 자료 활용
- 혼합 사용 금지 자재 주의
- 미생물과 천연농약, 특정 자재는 혼합 시 상호작용 문제 발생 가능
- 전문가 조언 또는 실험 후 적용
마무리하며 – 자연과 공존하는 농업, 자재 선택이 핵심
친환경 농업은 단순히 환경을 생각하는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의 핵심 전략이 되었습니다. 그 중심에는 어떤 농자재를 어떻게 쓰는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화학 자재 없이도 충분히 병해충을 이겨내고, 작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다만, 그것은 농부의 지식과 관리 능력, 그리고 정성 어린 기록과 관찰에서 비롯됩니다. 오늘부터라도 농장에 쓰이는 자재들을 하나하나 점검해보세요. 친환경 인증을 받는 데에도, 소비자에게 믿음을 주는 데에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