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여름철, 기상청 장기 예보에 따르면 평년 대비 강수량이 많을 가능성이 높은 해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6월과 8월은 평년 수준, 7월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을 확률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이러한 기상 조건은 벼 생육 환경에 많은 영향을 미치며, 특히 병해충의 대량 발생을 유발할 수 있어 선제적인 예찰과 방제가 어느 해보다 중요합니다. 벼는 기상 조건과 병해충에 민감한 작물로, 병 발생 후 대응보다는 사전 관리와 예방적 방제가 수확량과 품질을 지키는 핵심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장마철 이후 모내기 이후 본격적으로 문제가 되는 주요 병해충 6종에 대한 현장 중심의 발병 조건, 증상, 예방법, 방제 기술을 소개합니다.
1. 도열병 (잎, 마디, 이삭도열병)
▶ 증상 및 발병 요인 도열병은 벼의 잎, 마디, 이삭 등 다양한 부위에 나타나며, 처음에는 작은 갈색 점무늬가 발생한 후, 방추형의 회백색 중심과 갈색 테두리 무늬로 확대됩니다. 특히 이삭도열병은 출수기 전후에 감염되면 수확량과 품질에 치명적인 손실을 야기합니다. 도열병은 20~25℃의 기온과 90% 이상의 습도, 흐린 날씨가 3일 이상 지속되면 급속히 확산됩니다. 과다한 질소비료 사용과 논 주변 잡초 방치도 주요 원인입니다.
▶ 방제 전략
- 표준 시비량 준수: 지역별 시비 기준을 반드시 확인 후 질소 사용량을 조절합니다.
- 잡초 방제: 도열병은 바랭이, 강아지풀 등 논 주변 잡초에서도 발병 가능. 상호감염 우려로 철저한 제초가 필수입니다.
- 약제 방제: 트리사이클라졸, 아족시스트로빈, 카프로파미드 등 계열을 이삭 패기 전후로 2회 이상 살포합니다.
2. 깨씨무늬병
▶ 증상 및 발병 요인 벼 생육 전반에 걸쳐 발생하며, 잎에 갈색의 깨알같은 점무늬가 형성됩니다. 이 병은 벼알에도 영향을 미쳐 쌀 표면에 얼룩이 생기고 등급 하락을 초래합니다. 습도가 높은 노후 논, 양분 결핍 논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 방제 전략
- 퇴비와 규산질 비료를 통해 망간, 마그네슘, 철 등 미량요소 보충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 트리사이클라졸, 페림존, 가스가마이신 등 등록 약제를 사용하며, 6월 말~7월 초 예방 살포가 효과적입니다.
3. 잎집무늬마름병
▶ 증상 및 발병 요인 잎집에 회녹색 또는 불규칙한 얼룩이 생기며, 심할 경우 흰 곰팡이와 균핵이 형성되고, 줄기가 부러져 벼가 쓰러집니다. 볏짚과 그루터기에서 월동한 균핵이 원인이며, 고온다습(30~32℃, 습도 96% 이상) 시 급속히 퍼집니다.
▶ 방제 전략
- 벼 포기 내부 통풍 개선: 밀식 재배 금지, 이앙 시 간격 유지.
- 균핵 유입 차단: 논갈이 시 잔재물 제거.
- 트리사이클라졸, 헥사코나졸, 발리다마이신A 등으로 중후기 방제를 실시합니다.
4. 흰잎마름병
▶ 증상 및 발병 요인 잎 끝이 하얗게 마르며 광합성 저하 및 수량 감소를 유발하는 세균성 병입니다. 태풍, 장마로 인해 잎에 상처가 생기면 침수된 물을 통해 병원균 침입이 쉬워집니다.
▶ 방제 전략
- **병력지(과거 발생지역)**는 반드시 저항성 품종 재배.
- 침수 방지 및 물꼬 관리 철저, 논둑 잡초 제거.
- 초기 발병 시 아족시스트로빈, 가스가마이신 등으로 예방적 방제.
- 병원균 밀도 10³cfu/mL 이상 시 방제 적기 진입.
5. 먹노린재
▶ 증상 및 발병 요인 먹노린재는 벼 줄기와 이삭을 빨아먹고, 반점미 및 수량 저하를 유발합니다. 6월 상순부터 성충이 산기슭에서 논으로 이동하여 피해를 주며, 논 가장자리, 논둑 주변에 집중 분포합니다.
▶ 방제 전략
- 논둑 잡초, 산기슭 서식지 제거.
- 성충 발견 시 카보설판, 클로티아니딘, 에토펜프록스 등 계열 약제 사용.
- 방제는 **이동 초기(6월 중순 전후)**에 집중합니다.
6. 벼물바구미
▶ 증상 및 발병 요인 모내기 직후 잎을 세로 방향으로 갉아 먹고, 유충은 뿌리를 갉아 새끼치기를 방해합니다. 논둑에서 월동 후 4월 중순부터 본논으로 유입됩니다.
▶ 방제 전략
- 상습 발생지 모판 처리 필수. 모판에 입제약 살포 후 이앙.
- 수면 처리: 모내기 직후 본논에 약제를 전면 살포해 유충 초기 방제.
- 피프로닐, 카보퓨란 등 등록 약제 사용 권장.
마무리 조언
올해와 같은 강수량 많은 해에는 예년에 비해 병해충 발생 빈도와 확산 속도가 높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사항을 농가에서 철저히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 질소질 비료 과다 시비 금지 및 표준 시비량 준수
- 논둑, 주변 수로, 산기슭 잡초 제거 철저
- 침수 및 물길 정비 통한 병원균 확산 차단
- 지역 농업기술센터와 협력한 실시간 예찰
- 발생 초기에 등록 약제 적극 사용
벼농사는 날씨와 병해충에 민감하지만, 사전 대비와 체계적인 예찰, 과학적 방제로 큰 피해 없이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여름, 농가의 노력이 풍성한 결실로 이어지길 바랍니다.